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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88005
    작성자 : ㅁㄴㅇΩ
    추천 : 691
    조회수 : 51198
    IP : 222.232.***.160
    댓글 : 12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11/06 23:30:57
    원글작성시간 : 2012/11/06 22:13:47
    http://todayhumor.com/?bestofbest_88005 모바일
    언니가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 미안해

    7년전 얘기고 5년간 누군가한테 이 말을 해본적이 없어요

    근데 정말 단 하루도 잊어본적..정말 단 하루도 없어요

    웃다가도 걷다가도 학교에서도 자기전에도 항상 어디서든 생각해요

     

    7년전 여름에 가족끼리 계곡으로 놀러를 간적이 있어요

    2박3일로 텐트를 가지고 가서 자고 오려고 했는데 놀러간 당일날엔 날씨가 굉장히 좋았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비가 잠깐 오다가 그친다고 했는데 그날 비가 엄청 왔었어요

    날씨도 내내 안좋고해서 다른 사람들 거의 내려갔길래 저희도 부랴부랴 짐챙겨서 내려 가기로 했는데..

    저희가 돌다리를 건너 반대편에 텐트를 쳐서 돌다리를 건너야했어요

    그때 제가 슬리퍼를 신고 있었는데 비가 온 후라 좀 미끄러웠는데 그때 그냥 벗고 맨발로 갔으면 됐는데..

    안벗고 계속 신고 건너다가 결국 넘어졌어요

    근데 넘어지면 혼자 넘어지면 됐는데 앞에 있는 동생 팔목을 잡고 끌어 당기면서 넘어져서..동생도 같이 넘어져 버렸어요..

     

    물에 빠져서 후다닥 일어나려는데 동생이 못일어나고 손으로 돌을 치고 있는거예요

    아빠랑 엄마가 놀래서 달려오고 저도 놀래서 가서 보니까 바위같은 물 속에 있는 돌 사이에 동생 얼굴이 껴서 못나오고 있는 거예요 

    동생얼굴은 물속 바위 사이에 있고 아빠는 119에 전화를 해서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하고 저랑 엄마는 있는 힘 다해서 동생 끄집어 내려고 했는데 안됐어요 아무리 해도 안됐어요 갈수록 동생 몸부림은 심해지고 점점 그 몸부림도 작아지고 나중엔 동생이 움직이질 않았어요

     

    엄마가 그때 충격때문에 순간적으로 다리에 마비가 오셔서 뒤로 넘어지시면서 돌에 긁혀 팔뚝이 찢어졌었어요

    근데 그때 당시 치료를 받지 않아서 아직도 흉터로 남아 있어요

     

    그땐 일분일초가 너무 길게 느껴져서 구조대원이 신고하고 8분만에 왔다는데 그8분이 몇시간은 흐른 것 처럼 느껴졌어요

     

    구급차에 타곤 동생 다리를 잡았는데 차가웠던 다리가 점점 따뜻해졌었어요 그래서 살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근데 그땐 이미 동생이 우리곁을 영원히 떠난 후 였는데 동생의 온기가 느껴져서 살 수 있다고 잠시 생각하고 희망을 가졌었어요

    병원에서 잊을 수가 없어요 엄마가 엄마 머리를 잡아 뜯으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고 아빠는 엄마를 안고계시면서

    한손으로 제 팔목을 굉장히 세게 잡고 계셨었어요

     

    전 눈물도 안났어요 그냥 그땐 그모든게 다 와닿지가 않아서 멍하게 있었던거 같아요

     

    이날일을 어떻게 잊겠어요

    저때문에 내가 그때 동생을 잡고 넘어지지만 않았으면 제 동생은 부모님곁에서 내옆에서 예쁜딸로 성장했겠죠

    근데 저 때문에 동생이 없어요

     

    그 차가운 물속에서 얼마나 괴로웠을지 상상도안돼요

    동생을 그렇게 보내고 엄마는 외할머니댁에 두달정도 사신거 같아요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눈 앞에서 딸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어야 됐던..것에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할머니께서 먼저 엄마를 할머니 댁으로 데려가서 보살펴야 될꺼 같다는 말에 그게 좋을꺼 같아서 그렇게 하시라고 했어요

    저는 .. 그때 고1이였는데 휴학을 했어요 그리고 자퇴를했어요

     

    아빠는 당시엔 몰랐는데 저 엄마는 그때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었어요

    근데 아빠도 치료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작년에 뒤늦게 검정고시 보고 대학에 들어가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웃고..

    부모님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면서 웃고 티비를 보면서 오유에 들어와서 웃긴 자료 보고 웃고 그렇게 지내요.

    그래도 아빠 엄마도 저도 항상 7년간 단하루도 동생을 잊은적이 없어요

     

    그때 동생이 떠나고 얼마되지 않았을때 정말 죽고 싶었어요 앞으로 살아도 사는게 아닌 심정일꺼 같았어요

    그냥 학교도 못가고 죽었으면 좋겠다 자연스럽게 이생각밖엔 안했었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죽고 싶다고 울면서 전화를 한적이 있었는데 엄마도 당시엔 죽고싶단 생각만 들다가 제가 전화로 그런 말을 하니깐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들더래요

    엄마는 당신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어도 저는 안된다고 생각이 들어서 엄마가 먼저 정신과 치료 얘기를 꺼내셨어요

    지금은 항상 저한테 동생은 먼저 긴 여행을 떠낫을 뿐이고 우린 나중에 우리도 동생을 따라 여행을 떠나게 됐을때..

    동생에게 들려줄 얘기들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그러니 좋은추억 기억들만 가득하게 웃으면서 지내자고 항상 그러세요

     

    그래서 지금은 웃으며 지내고 있지만 항상 동생에게 미안한 맘을 갖고 살아요

    평생을 미안함맘을 가지고 살아도 다 못갚을꺼예요

     

    그곳에선 아프지 않고 잘지내고 있지?

    여기 머물동안은 부모님께 니 몫까지 효도하면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께

    정말 미안해 언니가 너무 미안해 많이 무서웠지 고통스러웠지

    정말 미안해 그곳에서 조금만 기다려 너한테 해줄 얘기 잔뜩 안고 니곁으로 갈께

    사랑해 정은아  정말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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