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서 판매직원들은 철처히 약자이다.
수많은 유형의 고객들의 갖가지 요구들을 응대해야 한다.
고객들은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을 시 컴플레인을 걸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는 성립할 수가 없다.
고객에게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대응할 수단이 없다. 너무 당연하다.
이유는 단순하다.
고객은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줄 '돈을 가진자'이고
직원은 회사에 최대한의 이익을 가져다 줘야 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돈을 가져오는 과정에서의 직원들의 감정소비와 정신적 스트레스는 월급받는자로서 감내해야 한다.
따라서 백화점 판매직원들은 철처히 약자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손님들도 안다. 백화점에서 화를 내면 대부분 사과를 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고객에게 불쾌감을 준 직원은 회사와 브랜드의 이미지에 해를 끼쳤기에 해고되어야 한다고...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백화점에서 직원은 사람이 아니라 상품이라고... 즉 판매되는 제품의 가치를 더해주는 수단일뿐이라고...
과연 그럴까? 그게 당연할 걸까?
아파트 경비는 어떨까? 아파트 경비는 입주주민들이 고객이다.
경비는 입주주민들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고 만약 불쾌한 행동을 할시에 입주자 회의에서 징계를 받는다.
역시 반대는 성립이 안된다. 경비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항의할 명확한 시스템은 없다. 그냥 자신에 몸에 불을 지를 뿐...
아파트 브랜드와 이미지에 해를 끼친 경비원들을 전체 해고(계약해지) 해버렸다. 이 역시 마땅한 일일까?
사람들은 그 아파트의 입주자들을 욕한다. 인간도 아니라고...
하지만...
백화점 직원이 고객을 불쾌하게 하는건 마땅히 해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직원은 적성이 맞지 않아서 일용직이여서 해고되어도 상관없을거라 예상한다.
과연 그럴까? 당연한 걸까?
외국에 나가면 판매원들이 상대적으로 불친절하다고 느껴진다.
아니 백화점만 나오면 상대적으로 불친절해진다. 시장만 나오면 되려 큰소리 치는 상인들을 만날 수 있다. 싸우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려려니 한다. 시장이니까...
백화점은 당연히 친절하고 서비스가 좋아야 한다. 당연히 여긴다.
하지만 그 시스템을 이용해 폭력적이고 무례하고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는사람도 늘어난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난 잘못을 했다고 강자가 판단한 약자를 해고한 이야기에서 강자를 위로해 주긴 힘들었다.
그리고 그 강자가 영원한 강자가 아닌 해고된 약자와 다름없는 소시민이라는 것에 조금은 씁쓸함을 느꼈다.